치과 관련 글을 쓰면서 자주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치과 쪽 일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사실 저희 가족은 치과 업계와 3대에 걸쳐 인연이 있습니다
언니가 운영하는 치과기공소 지르코니아와 포셀린을 작업하는공간
3대를 거쳐온 가족의 치과 인연
이야기는 형부(언니 남편)의 부모님, 즉 시부모님 세대부터 시작됩니다. 시부모님은 치과 재료상을 운영하시면서 치과 업계에 처음 발을 들이셨습니다. 그 다음 세대인 형부와 그 형제들은 치과 기공사가 되어 직접 보철물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저희 언니도 미국에 와서 기공소에서 30년 넘게 손으로 작업하며 일하셨고, 저도 몇 년간 옆에서 그 일을 도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세대, 조카가 가족 중 처음으로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치과의사가 됩니다. 재료상에서 시작해 기공사를 거쳐, 이제 진료를 직접 보는 치과의사까지 — 한 가족이 치과 산업의 거의 모든 단계를 거친 셈입니다. 언니와 형부가 얼마나 자랑스러워하시는지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서른 넘어 시작한 치과 의사의 길
조카의 이야기를 조금 더 보태면, 사실 처음부터 치과대학을 목표로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전공을 바꿔서 치대 진학을 다시 결심한 것인데, 미국에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런 도전이 특별히 이상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조카가 직접 겪어보니, 미국 치대는 입학 자체보다 졸업이 훨씬 더 어렵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 조카가 특히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수학과 생물 과목이었다고 합니다. 치대 입학을 위한 시험은 과목별 점수가 꼼꼼하게 평가되기 때문에, 본인이 약하다고 느낀 두 과목을 한국에 6개월간 머물며 집중적으로 보완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다시 도전해서 합격했고, 그 이후로도 꾸준히 공부를 이어가서 최근에는 치과의사들이 치대 재학 중에 통과해야 하는 보드 시험까지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내년 졸업을 앞두고 한 단계씩 차근차근 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 모두가 마음을 졸이면서도 응원하고 있습니다.
치과 기공소 경험이 빛난 졸업 실습기간
치대 마지막 학년은 실습 위주로 진행되는데, 조카는 이미 기공소에서 기본적인 작업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실습 과정에서도 유난히 손이 빠르고 정확했다고 합니다. 교수님들이 직접 보시면서 놀라워하시며 "이런 건 어디서 배웠냐"고 물으실 정도로, 실전 감각에서 다른 학생들과 차이가 났다고 합니다. 기공소에서 보철물을 직접 만들어본 경험이 실습에서 그대로 강점으로 이어진 셈인데, 이 부분이야말로 저희 가족이 3대에 걸쳐 쌓아온 치과 산업 경험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이런 가족 배경 덕분에 저는 치과 치료가 환자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뿐만 아니라, 그 뒤에서 보철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치과의사가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 시리즈에서는 이 세 가지 시선 — 환자, 기공소, 그리고 치과대학 진학 과정 — 을 모두 다뤄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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