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질환 (치근활택술.치은소파술, .치주염관리 )
매년 스케일링을 받는데도 잇몸이 자꾸 붓고 피가 난다면, 스케일링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문제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도 4개월마다 치과를 다니면서 그때그때 처치를 받았는데, 결국 어금니 6개를 빼고 임플란트를 해야 했습니다. 스케일링만 믿었던 게 실수였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스케일링이 전부라는 믿음, 실제로는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1년에 한 번 스케일링을 받으면 잇몸 관리는 충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 성실하게 치과를 다녔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4개월마다 스케일링을 받고 있었는데도, 엑스레이를 찍고 나서 잇몸뼈가 심하게 내려갔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이게 예상 밖이었습니다.
스케일링(scaling)이란 치아 표면과 잇몸 경계 부근에 쌓인 치석과 플라크를 기구로 제거하는 시술입니다. 눈에 보이는 부분의 청소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이 시술이 닿지 않는 영역이 있다는 점입니다. 잇몸 아래쪽, 즉 치아 뿌리 부분에 쌓이는 치석은 스케일링으로 제거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잇몸 선 아래 숨어 있는 치석을 치은연하치석(subgingival calculus)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잇몸 속에 감춰진 치석으로, 눈으로는 보이지 않고 엑스레이나 탐침 검사를 해야 발견됩니다. 이것이 제거되지 않고 쌓이면 잇몸에 지속적인 염증을 일으킵니다. 저처럼 꼬박꼬박 스케일링을 받았어도 잇몸뼈가 녹아내릴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치근활택술과 치은소파술, 어떻게 다른가
치은연하치석을 제거하는 시술이 바로 치근활택술(root planing)과 치은소파술(gingival curettage)입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같은 시술로 혼동하기 쉬운데, 대상과 깊이가 다릅니다.
치근활택술이란 치아 뿌리 표면에 붙은 치석과 세균성 침착물을 큐렛(curette)이라는 가는 기구로 긁어내고, 뿌리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시술입니다. 표면이 울퉁불퉁하면 세균과 치석이 다시 달라붙기 쉽기 때문에 표면을 다듬는 것까지가 이 시술의 핵심입니다.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초기 증상, 즉 치은염(gingivitis) 단계에서 주로 시행합니다.
치은소파술은 조금 더 진행된 단계에 씁니다. 치주낭(periodontal pocket)이 깊게 형성되었거나 염증이 심한 경우, 치근활택술만으로는 안쪽까지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치주낭이란 잇몸과 치아 사이에 생긴 깊은 틈을 말하며, 이 안에 세균이 고이면 치료가 어려워집니다. 치은소파술은 치아 뿌리의 치석을 제거하는 것에 더해, 치주낭 안쪽 벽의 염증 조직까지 긁어내는 시술입니다. 두 시술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환자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은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십니다.
두 시술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치근활택술: 치아 뿌리 표면 치석 제거 + 표면 활택. 초기 치은염 단계에 시행. 국소마취(마취 크림 또는 주사) 후 진행하며, 시술 후 며칠간 시린 느낌이 있을 수 있음.치은소파술: 치아 뿌리 치석 제거 + 치주낭 내벽 염증 조직 제거. 중등도 이상의 치주염 단계에 시행. 반드시 주사 마취를 하며, 시술 후 붓기와 통증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음</두 시술 모두 건강보험 적용 대상으로,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치주 처치가 중요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시술 후 이가 시리거나 치아 사이가 벌어진 느낌이 드는 것은 잇몸 부기가 빠지면서 생기는 정상적인 회복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오히려 더 나빠진 것 같아서 당황했는데, 알고 보면 그게 치료가 잘 되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치주염, 관리는 평생입니다
치주염(periodontitis)이란 치은염이 더 깊이 진행되어 잇몸뼈, 즉 치조골(alveolar bone)까지 염증이 퍼진 상태를 말합니다. 치조골이란 치아를 지탱하는 턱뼈의 일부로, 한번 녹아내리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이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치주염을 '관리하는 병'으로 분류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처음에 눈으로 보기엔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엑스레이 사진을 보니 잇몸뼈가 상당히 내려가 있었고, 결국 어금니 6개를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해야 했습니다. 비용도 적지 않게 들었고, 기간도 오래 걸렸고, 정신적으로도 꽤 힘들었습니다. 지나고 나서 드는 생각은, 치근활택술이나 치은소파술을 좀 더 일찍, 그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받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점입니다.
보건복지부 구강건강 통계에 따르면, 성인 치과 내원 이유 중 치주질환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그만큼 흔하지만, 초기에 제대로 잡지 못하면 치조골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주염은 감기처럼 낫는 병이 아니라 진행 속도를 늦추고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치주 치료를 받은 후에는 관리 주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경우 6개월마다 정기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고, 치주염이 있거나 관리가 어려운 분들은 3개월 주기로 내원하는 것이 권장됩니다.출처: 대한치과의사협회)
이 주기를 지키는 것이, 비싼 임플란트보다 훨씬 경제적인 선택입니다.
집에서 하는 관리가 치료만큼 중요합니다
치과에서 아무리 잘 치료받아도, 매일 하는 칫솔질이 엉성하면 효과가 절반 이하로 떨어집니다. 이건 제가 직접 느낀 부분입니다. 치료 후 며칠은 열심히 닦다가 결국 예전 습관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칫솔질을 할 때 피가 난다면 그 부위를 피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꼼꼼하게 닦아야 합니다. 출혈은 그 부위에 세균성 플라크가 쌓여 염증이 생겼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세게 닦으라는 게 아니라, 그 부위를 빠뜨리지 말고 부드럽게 더 신경 써서 닦으라는 뜻입니다.
치아 사이 공간은 칫솔이 닿지 않습니다. 치주질환은 대부분 치아 사이, 즉 치간(interdental) 공간에서 시작되고 악화됩니다. 치간이란 치아와 치아 사이의 좁은 틈을 말하며, 이곳에 플라크가 쌓이면 아무리 열심히 칫솔질을 해도 제거가 안 됩니다.
치간칫솔(interdental brush)이나 치실(dental floss)을 매일 사용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치간칫솔은 치아 사이 간격에 맞는 크기를 골라야 효과가 있으니, 처음에는 치과에서 사이즈를 확인받는 게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잇몸 치료는 한 번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구강 내 세균은 없어지는 게 아니라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집에서의 습관이 무너지는 순간 다시 쌓이기 시작합니다. 치료와 일상 관리를 함께 이어가는 것이, 잇몸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결국 스케일링만 믿다가 어금니 여러 개를 잃은 제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반면교사가 됐으면 합니다. 치근활택술이나 치은소파술을 권유받았다면, 불필요한 과잉 진료가 아니라 잇몸뼈를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처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주 치료를 권하는 치과의사일수록 환자의 장기적인 구강 건강을 더 생각하고 있다고 봐도 좋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치주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치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치과의사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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